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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기름유출 사고 발생 1년을 앞둔 지난달 29일 천리포 인근 바닷가에서 어민들이 굴을 캐고 있다. <이승환 기자> 거센 바람이 몰아친 지난달 29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소근2리 마을회관. 마을주민 10여 명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추곡 수매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지만 얘기는 자연스럽게 지난해 12월 7일 발생한 태안 기름유출 사건의 피해 보상금 문제로 이어졌다.

주민 박 모씨는 답답할 뿐이라며 힘겹게 말을 꺼냈다.

기름 피해로 굴 양식장을 철거했는데 철거할 때 인건비만 받고 시설비는 한 푼도 못 건졌습니다. 국제기구에서 사람이 나와 조사는 몇 번 해 갔는데 도대체 언제 주겠다는 말이 없네요. 주민들이 한 푼도 못 받는 것 아닌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안 되면 정부라도 나서 먼저 지원을 해 줘야 할 것 아닙니까.

기름유출 피해로 굴 양식을 할 수 없게 된 소근리 주민들은 일당 2만7000원짜리 공공근로작업을 하거나 하루 인건비 6만~7만원을 받는 방제작업을 하면서 생계를 보충하고 있다.

◆ 태안, 아물지 않은 상처

= 만리포해수욕장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휴일이지만 거센 바람 탓인지 인적이 드물어 해수욕장 입구에 늘어선 20여 개 횟집은 한산한 모습이다. 횟집을 운영하는 정성태 씨는 그래도 올여름엔 전국 각지에서 벌어진 태안돕기운동 덕분에 반짝 호황을 누렸다며 걱정했던 것만큼 매출이 줄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름유출 피해로 굴 양식장 대부분을 철거한 소근리 의항리 신두리 어촌마을 주민은 이 같은 반짝 호황이 부러울 따름이다. 올여름 태안 일대 해수욕장과 10월 말 꽃게 축제에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자 언론에서는 태안이 되살아났다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소근리 등 주민에게는 딴 세상 얘기다.

방제업체 관계자를 따라 인근 태배 갯벌로 나섰다. 굴 양식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던 갯벌은 양식시설이 철거돼 황량하기 그지없다.

그동안 진행된 방제작업 덕분에 겉으로 보기엔 여느 갯벌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장화를 신고 들어가 삽으로 갯벌을 파헤치자 곳곳에서 뿌연 기름막이 떠오른다. 일반인이 보기에도 당분간 굴 양식을 재개하는 건 엄두도 못 내겠다는 생각이 든다.

◆ 피해 보상 둘러싸고 갈등 심화

= 태안 일대 바다가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인 죽음의 바다로 변한 것은 지난해 12월 7일.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피해 보상까지는 아직 첩첩산중이다.

피해 보상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정부가 주는 피해가구 생계지원금과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에서 주는 보상금이 있다.

우선 급한 대로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았지만 가구당 겨우 200만~3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IOPC에서 나오는 보상금이 가장 규모가 크지만 이제 겨우 손해금액을 산정하고 접수만 했을 뿐이다. 증빙자료 등 준비시간을 고려하면 일러야 내년 1분기 이후 보상금 청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보상금이 들어오는 건 내년 하반기나 돼야 한다.

주민들은 보상금액이 너무 적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IOPC가 산정한 피해 규모가 6013억원에 달하고, 일부는 피해액이 2조원이 넘는다고 분석했지만 IOPC가 책정한 보상한도는 3216억원에 불과하다.

모항항에서 고기잡이 배를 몰고 있는 정 모씨는 사고 이후 벌이가 5분의 1로 줄었다며 보상한도를 가구당 나눠보면 겨우 몇 백만 원밖에 안 되...[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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